나의 그녀 할머니에게

글번호
929
작성자
김동휘
작성일
2021.10.17 22:07
조회수
393
할머니!
막내 태리가 있지만. 제가 생각해도 저는 언제나 할머니의 막내 손주였기에
막내 손주라 하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제가 어느덧 입대한지도 4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하네요. 여기서 하늘나라 편지를 띄우면 정말 할머님에게
전달이 되는지, 속는셈 치고, 하고 싶은말 다 써보렵니다.
밤에 문득 생각이 납니다. 우리 할머님의 목소리는 어땠는지, 어떻게 생기셨으며
성격은 어땠고, 자주 끓여주시던 김치찌개의 맛까지. 그래도 아직 까지는 그 모든게
생생히 기억나서 저의 꿈에 나타나주시기에, 아직 제 마음속에 살아계시나봅니다.
나라와 사람들은 저보고 어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군복무도 해야하는 것 이겠지요.
하지만 할머님, 저는 아직도 할머니의 팔베개가 필요하고, 할머니의 품이 필요합니다.
할머니가 주신 꾸깃한 만원짜리 돈도 너무 받고 싶고요. 아직 저는 한 없이 어린데
너무 할머니한테 기대고 싶은데,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아직도
저는 받아드리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태 생각만 하면, 이리 눈물이 흐르겠지요
휴가 12월에 나갈 것 같습니다. 아닐 수도 있긴한데.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그 곳은 많이 따뜻하신가요, 아니면 많이 추우신가요. 하루 빨리 찾아가 저의 체온을
나눠드려 따뜻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살면서 후회가 되는게 살아 계실때
자주 뵙지 못했다는건데, 코로나로 핑계를 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죄책감, 언젠가는 할머니께서 하시는 용서를 듣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지금 제가 할 수있는걸로는,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멋있게 살아가겠습니다.
찾아뵐수는 없지만, 이 세상이 아니더라도 그 어디서라도 나를 지켜보고 계신다면
정말 그 누구보다 멋있는 삶을 살아, 할머니 이름이 헛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추운 밤 너무나 생각납니다. 우리 할머님께서 휘야 불러주시던 목소리는 아직도
아련하게 들리는 것 같구요. 12월에 우리 만나서 못다한 얘기를 하자구요.
먼길이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사랑하는 나의 그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