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100번째 편지를 보내며(100)~

글번호
1015
작성자
이종섭
작성일
2022.02.04 11:54
조회수
583
사랑하는 아들아 아빠가 어느듯 100번째 편지를 보내는구나
아들을 그 곳으로 보낸 날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참 빠르네

아들아 이번 설 명절에 맛난 음식 먹고 즐겁게 잘 지냈니?
우리는 할머니 댁에 다녀오면서 아들이 보고 싶어

아들이 있는 그 곳으로 갔는데 말없이 웃는 모습으로 반갑게
우리를 맞이 하더구나 그런 너를 보니 우리도 반갑더라~

먼 옛날 보물처럼 우리 곁에 와서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을
한보타리 안겨 준 우리 집안의 복 돼지이며 재롱동이였는데 ㅠㅠ

1995년 10월 22일 이 세상에 나오고 싶어서 엄마 배를 차며
진통을 하던 너를 23일 아침 일찍 진주에 있는 00자모병원으로

달려가 너의 탄생을 가슴 졸이며 기원하던 기억, 태어난 너의
얼굴을 보여주며 갓 태어난 아기가 이렇게 잘 생긴 얼굴은

처음 본다고 말씀하시던 간호사의 말이 귓가에 맴도는구나
너는 아들이 귀한 4대 독자 집안에 막내 아들로 태어나

할아버지 할머니 귀여움을 많이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단다
너는 어릴적 운동신경이 뛰어나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노는 것을

참 좋아해서 또래 아이들 보다 활동량이 많았고 유치원에 가서도
열심히 생활하였고, 재롱잔치 하던 날 너무 멋진 모습으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어릴적부터 운동을 잘하던 아들은 취미로 시작한 테니스가

재능이 있어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여 열심히
연습한 결과 전국대회 참가하여 선배들과 시상대에 올라서

메달을 목에 걸며 행복해 하던 모습들도 생생히 기억나고
특전사 부사관에 합격하여 00교육사령부에서 힘던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너무나 씩씩한 모습으로 하사로 임관하던 모습,
배치된 자대로 가기 위하여 아빠 엄마랑 집결지로 가던 모습,

사회생활 초년생이 되어서는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위하여
공장이며 알바며 이것 저것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
그러다가 선수생활을 기반으로 김해시에서 테니스 지도자로
동호인들과 함께하며 동호인들의 테니스 실력 향상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며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던 너의 모습들~~
그러다가 아빠 엄마 30주년 결혼기념 휴가 마지막 날 새벽

너무나 황당한 소식을 갑작스럽게 접하고 너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하늘이 무너지는 마음으로 보내야했던 날~

그래도 장례식장에 줄줄이 세워져 있는 수많은 조화들과
조문 오셔서 너무 착하고 성실하게 책임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너무 일찍 간다고 안타까워 하시던 분들의 말씀,
추모공원으로 가는 마지막 길 까지 서로 함께 하겠다고

다들 모여서 너를 보내주던 지인들의 모습들과 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아들이 보고 싶어서 찿아 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우리 아들이 아빠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더 즐겁게
더 행복하게 살아 주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나마 위안이 되었단다

사랑하는 아들 현규야 열심히 잘 살아주어서 너무나 고맙구나
그동안 아빠가 섭섭하게 하였거나 화낸 일이 있었다면 이제 용서하렴

그동안 아빠 때문에 마음 편하게 지내지 못했을텐데
아빠가 잘 해 주지 못한 미안함을 담아서 보낸 편지가

오늘로 100번째구나 오늘 이 편지를 끝으로 너를 편하게
놓아 줄려고 하니 이제 우리 생각하지 말고 그 곳에서

마음 편하게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렴 아빠랑은 먼 훗날
좋은 날 좋은 시간에 다시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 나누면서

그때는 지금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자꾸나
그렇다고 아빠 너무 일찍 부르지 말고 건강을 기원하렴

아빠는 너의 못다한 삶까지 살다가 가야 하니까 ㅠㅠ
100번쩨 편지를 보내지만 아들이 너무 보고싶으면

가끔 편지를 보낼테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말고 답장 꼭 보내길,
아들 답장은 아빠 꿈속에서 보여주는 걸로 하자~^^

사랑하는 아들아 너무 보고싶구나
사랑해 아들아~ 사랑해 현규야~

사랑하는 아들에게 100번째 편지를 보내며~